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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13

어떤날 | 애도 차분하게 한해를 정리하고 새해 맞을 준비를 해야할 12월. 마음을 정리하고 세상을 바로잡을 새도 없이 여객기 참사라니... 먹먹하고 가슴 아픈 일입니다.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2024.12.29. 대한민국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2024.12.29. - 2025.01.04.(7일간) 국가애도기간 생각의 끝 쓰기의 시작.-Alice 2024. 12. 31.
어떤날 | 온수매트 어떤날은 온수매트를 꺼내 물을 넣었어요. 물을 넣고 한번 뜨겁게 돌린 뒤에 물을 다 빼주고, 다시 깨끗한 물을 넣어주었죠. 뜨거운 물이 온수매트의 온수관을 청소해주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말이죠. 탁한 물과 알 수 없는 건더기들이 배출구로 흘러나오는 것을 보면서 사람의 혈액도 저렇게 갈아주면 건강해지려나, 혈관에 쌓인 콜레스테롤도 다 떨어져나가면 시원하겠다는 상상을 해봤어요. 혈관 청소를 혈액으로 하려면 깨끗한(?) 혈액이 많이 필요할텐데, 혈액은 화학물질의 조합으로 만들 수 있나... 인류의 의료 과학은 어디까지 발전해왔을까. 온스매트에 물을 보충하며 의생명공학의 발전을 생각해본 하루. 생각의 끝 쓰기의 시작. - Alice 2024. 11. 6.
어떤날 | 노벨문학상 어떤날은 작가 한강이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2024년 가을, 한국인 최초이자 아시아 여성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이라는 소식에 출판사와 방송 매체들은 한강과의 연결 고리를 찾아 축하 메시지와 함께 저작물의 홍보에 나섰고, 사람들은 도서관 서점 등에서 검색어로 한강을 입력하며 가슴이 뜨거워졌어요. 누군가는 한국 문화의 위상에 대해 이야기하고, 누군가는 한국어 번역의 성장에 대해 이야기하고, 또 누군가는 자기도 글을 쓰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며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의 놀라움을 표현하고 있어요. 책 읽는 행위가 멋있어보인다며 `텍스트힙`이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는 요즘,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이 문학소녀 소년들에게 좋은 동기부여가 되길 기대해봅니다. 올해는 신춘문예 응모.. 2024. 10. 14.
어떤날 | 다육식물 어떤날은 다육식물 한줄기를 화분에 예쁘게 옮겨 심었어요. 몇달 전 누수 문제가 생겨서 윗집과 인사를 하게 됐는데요. 윗집의 욕실 공사가 잘못되서 흘러나온 물줄기가 우리집까지 내려온 거죠. 며칠 전 누수 문제를 마무리 하자며 윗집 어르신은 "우리 차 마시면서 얘기 나눠봐요." 라고 제안하셨고, 일년 동안 엘리베이터에서 목례만 나누던 우리는 마주 앉았죠. 시간이 흐른 뒤 집으로 돌아오는 제 품엔 윗집 어르신이 나눠주신 다육식물 한 줄기가 안겨있었어요. 흘러내린 물줄기가 다육식물 한 줄기로 이어진 인연에 대해 생각해본 하루. 생각의 끝 쓰기의 시작. - Alice 2024. 10. 1.
어떤날 | 애도 이제 사람 많은 곳에서 ‘사람 진짜 많네, 이러다 깔려 죽겠어’라는 말을 불평하듯 내뱉지 못 하게 됐다. 이 말을 발화하는 순간, 사람들의 머릿속에 참담한 기억이 비수처럼 날아와 박힐테니까. 우린 공동의 슬픔을 갖게 된 것이다. 국가 애도의 기간에 이태원 참사에 대해 생각해본 하루.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생각의 끝 쓰기의 시작. -Alice 2022. 11. 9.
어떤날 | 빚은 술 어떤날은 전통 주조법으로 술을 빚는 집에서 시음을 했어요. 설명을 들으며 한 잔, 두 잔 술 맛을 음미하는데, 익숙한 술 맛이 느껴져서 깜짝 놀랐어요. 할아버지 제삿날마다 할머니가 빚어서 보내주셨던 술의 맛과 비슷한 맛이었거든요. 제사를 지내고, 음복 하라며 아빠가 건네주셨던 그 술의 맛. 그리운 맛이구나 생각하면서, 한 편으로는 먼저 떠난 할아버지의 제삿상에 올리기 위해 할머니는, 매해, 술을 빚었던 거였구나라는 생각이 함께 떠올랐어요. 그리운 사람을 위해 술을 빚는 게 어떤 마음일까 생각해본 하루. 생각의 끝 쓰기의 시작. -Alice 2022. 10. 11.